터치, 툭Touch, Took
감독 태지원TAE Jiwon | Korea | 2026 | 25 min | Fiction | 한국단편경쟁Korean Competition for Shorts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짙은 녹음과 푸른 하늘. 태지원 감독의 단편영화로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대상 수상작인 〈터치, 툭〉은 차창 너머 풍경처럼 순식간에 흘러가는 10대 후반의 여름날을 독특한 리듬으로 그려 낸다. 나른한 공기가 들어찬 운전면허 학원을 배경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일하는 재은과 면허를 따러 왔으나 번번이 시험에 낙방하는 고등학생 동혁이 만나 우정 혹은 다른 이름의 무언가를 나눈다. 대구, 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태지원 감독은 “재밌는 일은 바깥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가 학교 바깥, 사랑과 우정 바깥, 서울 바깥을 담은 〈터치, 툭〉에 관해 영화 속 인물들만큼이나 “솔직하고 심플하게” 들려준다.
간략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단편영화 〈터치, 툭〉의 감독 태지원입니다. 인터뷰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솔직하게 답변하겠습니다.
학교 바깥을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복잡미묘한 관계와 감정을 담아냈다. 어떻게 구상하게 된 이야기인가?
로이 앤더슨의 〈스웨덴 러브 스토리〉(1970)에 나오는 10대의 사랑을 감명 깊게 봤다. 서로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 좋았고 따라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재밌는 일은 바깥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기에 학교 바깥을 배경으로 택했다.
운전면허 학원은 잠시 스쳐 가는 곳이면서 사람을 무척 긴장하게도 하고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수강자가 모이는 독특한 공간이다. 이곳을 주요 배경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말씀해 주신 그 이유가 거의 전부다. 조금 보태자면 운전면허 학원을 학교와 비슷하게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생님도 있고 학생도 있고 운동장 비슷한 것도 있고 시험도 있고 하이틴 로맨스가 충분히 피어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다.
숨길 수 없는 설렘, 순간의 망설임이나 어색함, 질투와 호기심이 뒤섞인 상태 등을 섬세하게 표현한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다. (감독님 역시 센터 선생님으로 출연해 멋진 연기를 선보이셨다.) 연기를 디렉팅하는 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
맞다, 배우들이 민감한 순간을 심플하게 잘 표현해 줬다. 시나리오에 없는 정서를 표현하도록 요구하지 않는 데 중점을 두었다. 또 복잡하고 애매한 상태를 좋아해서 그런 면이 표현되길 기대하며 연기를 연출했다.
영화는 재은을 중심에 두고 동혁, 소희, 그리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이야기까지로 나아간다. 집단 상담 자리에 모인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무엇을 전하고자 했는지, 또 그들을 재현하는 데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어떤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심플하게 말하고 누군가가 거기에 영향받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찍고 싶었다. 청소년 캐릭터를 재현하는 것에 사실 크게 애를 쓰지 않았다. 집단 상담을 받는 (학교 밖) 청소년 캐릭터를 ‘훼손해선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캐릭터를 만들 때처럼 자유롭게 창작했다.
집단 상담 중 내가 쓴 글을 타인의 목소리로 들어 보는 활동이 소개되고, 이어 블랙박스 영상 위로 편지를 읽는 내레이션이 펼쳐진다. 이런 상담 활동과 영화적 장치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상담 활동을 담은 가장 큰 이유는 그러면 영화가 제일 재밌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가장 싫은 사람의 우울한 속내를 듣는 순간이 이 영화의 최대 폭발점이라 생각해 선택했다.
블랙박스 영상과 그 위로 흐르는 내레이션, 두 가지 모두 처음부터 계획한 건 아니었다. 다만 편집을 하면서 차 바깥으로 보이는 화면이 조금만 더 작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어서 블랙박스 영상의 형태로 만들었고, 편지를 읽는 목소리는 여기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지금까지 대구영화학교 동료들과 함께 두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것은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인가? 또 그 이점과 어려움, 가능성에 관해 들어 보고 싶다.
경상북도 경산에서 24년을 살았다. 2년 전부터는 대구로 이사해서 살고 있다. 그래서 대구보다는 지방이라는 표현이 조금 더 맞는 듯하다. 내가 찍고 싶은 사건이 현재는 지방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곳에 사는 것 자체를 즐긴다. 외로움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외로움을 잊게 만드는 곳이 좋다.
지방에서 작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긴 한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 나의 부족함 때문인지 지방의 부족함 때문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앞으로 영화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다루고 싶은가?
자매가 나오는 단편을 어제오늘 찍고 있다. 그리고 오랫동안 천천히 장편을 쓰려고 한다. 앞으로를 생각하는 건 정말 어렵다.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다. 요즘 들어서 ‘이해’와 완전히 멀어지는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들긴 한다. 일단 자매가 나오는 단편을 최선을 다해 편집해 보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