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은인〉 방미리 감독
〈아방〉 김태윤 감독
〈클리어〉 심형준 감독
〈3670〉 박준호 감독
〈97 혜자, 표류기〉 정기혁 감독
〈슈거랜드〉 이자벨라 브루네커 감독
자립준비청년인 세정(김푸름) 앞에 어느 날 자신이 너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주장하는 은숙(송선미)이 나타난다. 불쑥 등장한 그는 암 수술 비용을 이유로 세정이 얼마전에 받은 자립정착지원금을 빌려 달라고 한다. 세상으로 나와 홀로 서야만 하는 세정과 막다른 세상에 내몰린 은숙. 둘의 기묘한 우정은 이렇게 시작된다.
서울로 취직해 이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윤(김태윤). 그런데 며칠째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가 갈 법한 곳, 만날 법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윤은 자신이 몰랐던 아버지의 또 다른 면모와 마주한다. 아버지는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내가 알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일까?
〈클리어〉는 다큐멘터리와 SF 판타지를 오가고, 바다와 산속 고요한 풍경을 넘나들며 지구인과 외계인의 시선으로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자유분방한 영화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안녕, 할부지〉(2024, 토마스 고 공동연출)로 영화계에 안착한 후, 두 번째 영화 〈클리어〉를 들고 전주에 당도한 심형준 감독에게 영화의 이모저모를 물었다.
남한 생활 8년 차. 이곳에서 철준(조유현)의 공동체는 탈북자 친구들 그룹과 게이 커뮤니티로 구성돼 있다. 술 번개에서 만난 영준(김현목) 덕에 종로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며 두 공동체의 중심추가 게이 커뮤니티 쪽으로 기울지만, 사소한 오해로 인해 철준은 어느 곳에도 쉽게 마음 붙이지 못한다.
1997년에 태어난 김혜자(정은지)는 보험사 콜센터에서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로 왔지만 서울살이가 만만치 않은 그는 어느 날 고향에 들렀다 엄마 친구인 희숙 이모(김주안)와 만나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의 마뜩찮은 여정이 시작된다.
품이 넉넉한 가죽 재킷 깊숙이 어깨를 숨긴 채, 이가는 홀로 차에 몸을 싣는다. 눈길이 향하는 곳은 끝없이 펼쳐진 도로. 애인과의 이별은 익숙한 모든 것에서 이가를 멀어지게 했고, 지금부터 이가는 목적지에 구애받지 않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작정인 듯하다. 하지만 주유소에서 우연히 만난 이선이 그 소박한 계획에 예기치 않은 균열을 낸다.
〈기계의 나라에서〉 김옥영 감독
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폐막작으로 네팔 노동자들의 삶과 시를 담은 다큐멘터리 〈기계의 나라에서〉를 선택했다. 인간을 기계처럼, 혹은 기계 부품처럼 생각하는 나라에 와 기계처럼 일하며 느낀 것들을 시의 운율에 담아 자유롭게 노래하는 이들.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민낯을, 우리 역시 고개를 들고 마주해야 할 때이다.
〈겨울의 빛〉 조현서 감독
고등학생 다빈(성유빈)의 삶은 고단하다. 동생 은서는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데, 설상가상 다빈은 은서의 등하교를 책임져야 한다. 아버지가 부재한 집에서 형은 탈출했고, 목사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엄마는 위태로워 보인다. 여자 친구와는 사이가 좋지만 형편 차이가 커 방학 기간에 있을 해외 교류 프로그램에 함께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페도르 오제로프의 마지막 노래〉 유리 세마시코 감독
철학자 스피노자의 명언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의 뮤지션 버전이라고 할까.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페도르 오제로프는 곧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거라는 뉴스에도 아랑곳없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신곡을 구상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숨비소리〉 이은정 감독
서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향인 제주로 돌아온 해진(이선빈). 바다는 너른 품으로 그를 감싸지만 엄마 옥란(서영희)은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설상가상, 언제나 해진 편인 할머니 강자(김자영)도 치매 진단을 받는다. 폭풍 전야의 이들에게 과연 따뜻한 햇살이 비칠까? 제주를 배경으로 해녀 삼대의 삶을 담아낸 이은정 감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무색무취〉 이은희 감독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 노동자 故 황유미 씨의 작업 노트에서 시작하는 〈무색무취〉는 아카이브 자료와 인터뷰, 현장 취재 등을 꼼꼼하게 엮어 만든 다큐멘터리이다. 국내 반도체 산업재해 피해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한국을 넘어 대만으로 이어지며 ‘글로벌’ 기업들의 횡포와 이들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도주〉 아다치 마사오 감독
아다치 마사오는 실험영화, 정치적인 핑크영화, 풍경론에 입각한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형식의 영화를 만들었고, 배우, 시나리오 작가, 감독 등 열정적인 활동을 지속해 왔다. 무엇보다 그는 평생에 걸쳐 혁명을 실천하고 있는 뼛속까지 혁명가인 사람이고, 그가 만든 영화는 정치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존 스미스 되기〉 〈블랙 타워〉 〈껌을 씹는 소녀〉 존 스미스 감독
존 스미스의 신작 〈존 스미스 되기〉는 언어유희를 즐기는 이 실험영화 작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영화다. 언어학자의 개그처럼 들리는 스미스의 목소리는 수도사 같은 영화제 관객들에게조차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어느 정도 ‘괴짜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스미스의 영화는 부조리를 조롱거리로 만들면서 강력한 사회·정치적 맥락을 도입한다.
〈브라질 대선의 기록〉 산드라 코구트 감독
〈브라질 대선의 기록〉은 극우 세력과 허위 정보, 그리고 공포로 뒤덮인 2022년 브라질 정치 현실을 시민들의 시선으로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감독 산드라 코구트는 불가능성과 불확실성 속에서 영화를 만들며, 이미지의 권력과 다큐멘터리의 윤리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비상〉 앙투안 베스 감독
앙투안 베스 감독의 〈비상〉은 상실의 고통을 나누는 두 스케이트보더의 이야기를 다룬다. 고즈넉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과거를 딛고 일어서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인 점프 동작들과 함께 그린다. 또한 이 영화는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케이트보드를 즐기고 있을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다〉 조엘 알폰소 바르가스 감독
브롱크스 오차드 해변에서 여자들을 따라다니고, 직접 만든 칵테일을 팔며 생활하는 리코. 완벽하다고 할 순 없지만 별다른 근심 걱정이 없던 그의 삶에 커다란 변수가 생긴다. 십 대인 그가 어쩌면 아버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리코는 과연 이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사이클 마헤시〉 수헬 바네르지 감독
〈사이클 마헤시〉는 한 남자의 기이한 여정에서 시작된다. 건설 노동자인 마헤시는 코로나19로 인도 전역이 봉쇄된 기간에 낡은 자전거를 타고 홀로 2,000km를 달렸다. 그저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7일간의 고행. 신문사는 떠들썩하게 그의 인터뷰를 보도했고 정치인들은 일자리를 약속했으나, 마헤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도, 사랑해.〉 김준석 감독
연극 배우이지만 생계를 위해 대리 주차 일을 하는 준석(김준석). 육아를 위해 잠시 무대를 떠난 아내 소라(손소라). 같은 시기, 각자 연극 출연을 제안받은 두 사람 중 누가 육아를 맡고 누가 무대에 오를 것인가 하는 건 이들 부부에게 매우 큰 문제다. 두 사람은 이를 위해 ‘자체 오디션’을 진행한다.
〈여름의 카메라〉 성스러운 감독
여름(김시아)이 아빠의 유품이 된 필름 카메라를 다시 들어 사진을 찍게 된 건 축구부 에이스에게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다. 아빠가 고등학교 때 쓰다 만 카메라는 그렇게 여름에 의해 다시 움직이고, 여름은 현상된 사진에서 고등학생 시절의 아빠와 마주한다. 거기엔 오랫동안 비밀로 숨겨둔 아빠의 또 다른 모습이 새겨져 있다.
〈저항의 기록〉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 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스
페르난도 루이스 베르가라는 불운한 감독으로, 그의 유일한 다큐멘터리 〈로시오 Rocío〉(1980)는 저주받은 영화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와 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스 두 감독은 베르가라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가 남긴 자료와 미완의 프로젝트를 열람하고 조사한 후 베르가라라는 인물과 그의 영화에 담긴 진실과 저항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창조한다.
〈시인의 마음〉 천더밍 감독
〈시인의 마음〉은 어린 시인의 시와 함께 구성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천더밍 감독은 특유의 감수성과 진정성으로 영화 자체를 한 편의 시로 완성했다.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은 지난 3월 코펜하겐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CPH:DOX)에서 세계 최초 상영됐으며, 대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5월 전주에서 아시아 최초 상영을 앞둔 〈시인의 마음〉 천더밍 감독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캐리어를 끄는 소녀〉 윤심경 감독
양부모에게 버려져 갈 곳 없는 열다섯 소녀 영선(최명빈)은 테니스 훈련 파트너 자격으로 또래인 수아(문승아)의 집으로 들어가 생활하기 시작한다. 수아가 가진 환경이 마냥 부러운 영선은 어느 순간부터 이러한 동경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영선의 고군분투는 영선을 어디로 데려갈까?
〈아기 천사〉 데빈 시어스 감독
〈아기 천사〉는 세상을 관찰하던 한 인물이 마침내 자신을 응시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자신과 닮은 뚱뚱한 남성들이 등장하는 잡지를 우연히 발견한 주인공 하비는 자신의 상(像)을 만들어 가는 주체로 점차 변화하며, 새로운 존재 방식의 가능성을 상상해 나간다. 독창적인 미장센 속에 퀴어한 상상력과 자기 수용의 순간들을 담아낸 이 영화에 대해, 감독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안개〉 마르틴 사피아
그리고 안개 Then, the fog 감독 마르틴 사피아 Martín SAPPIA | Argentina | 2024 | 115min | Fiction | 국제경쟁 International Competition English text below 마르틴 사피아의 장편 데뷔작 〈그리고 안개〉는 무료해 보이는 일상을 벗어나 자기만의 소박하고 고요한 여정에 오르는 세자르라는 한 남자의 진중한 이야기이다. 그의 여행길은 자연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자연 속에 머문다는 점에서 목가적이다. […]
〈율리시스〉 우와가와 히카루 감독
스페인 마드리드에는 러시아인 어머니와 어린 아들이 산다. 산세바스티안에서는 연인인 듯한 스페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이 데이트한다. 같은 시각, 일본의 오카야마에서 한 가족이 세상을 떠난 조상을 기리는 축제에 참여한다. 공통점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세 에피소드는 개별로 존재하면서 〈율리시스〉라는 제목하에 하나로 연결된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원작으로 하면서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서 형식을 가져온 영화는, 유명 서사시와 고전 소설이라는 거대한 인상과 다르게 저예산의 소박한 규모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