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까지 포함하여 여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말이야 바른 말이지〉에는 눈에 띄는 제작 조건이 있다. 에피소드당 두 사람이 출연하여 한 장면, 한 장소에서 대화로만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러한 조건에는 꽤 전략적인 의도가 담겨 있다. 제작 여건상 최소한의 비용으로 연출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펼칠 수 있다.
리뷰 〈길 위의 가족 Hit the Road〉
영화는 시작과 함께 차 안의 가족을 롱테이크로 비춘다. 뒷좌석의 아빠는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불편하게 앉아 있고, 그 옆에서 초등학생 정도쯤 되는 막내 아들이 시끄럽게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다. 보조석의 엄마는 까부는 아이를 말리느라 정신이 없는 듯해도 눈에는 자식을 향한 사랑이 가득하다. 첫째 아들만 뾰로통한 표정으로 가족과 심리적인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 가족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사쿠라이 쇼지씨의 어떤 기념일〉 마리아노 지나스 감독
사쿠라이 쇼지는 고등학교 시절, 강도 살인 사건의 용의자 혐의를 받고 체포됐다. 살인을 저지르지 않은 사쿠라이는 당연히 무죄로 풀려날 줄 알았다 하지만, 일본 재판부는 무기 징역을 선고했고 사쿠라이는 결국 29년을 복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