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신예 라그프 튀르크의 첫 번째 장편영화 제목은 ‘돌과 깃털’이다. 지면 아래로 침전하는 현실의 중력과 그 힘을 거슬러 올라가 바람에 실려 공중에 떠오르는 희망이 나란히 배열된 제목이다. 이야기는 양육 시설에서 부유한 가정에 입양되기 직전인 열 살 아들을 되찾으려는 나지레라는 이름의 어머니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아이는 영화 내내 거의 보이지 않고 나지레는 시스템의 관습적인 언어와 무심하게 작동하는 폭력적인 시간과 싸워야 한다.
리뷰 〈돌과 깃털〉
카슨 룬드의 〈마지막 야구 경기〉의 원제는 ‘이퓨스(Eephus)’다. 야구에서 지극히 느린 속도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구종, 이퓨스볼(일명 아리랑볼)을 뜻한다. 순식간에 포수 미트에 도착하는 빠른 속도의 패스트볼이나 놀라운 궤적의 변화로 헛스윙을 유발하는 변화구와는 차원이 다른 공이다.
리뷰 〈마지막 야구 경기〉
도대체 얼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박세영의 영화를 볼 때면 특유의 정신 사나운 얼굴을 향해 무언가 말을 걸고 싶어진다. 갑작스레 화면 위에 나타나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얼굴에선 모든 일이 벌어진다. 얼굴은 사방에서 강렬하게 쏟아지는 조명을 고스란히 흡수한다. 입속에선 이해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말이 흘러나온다. 기묘한 질감의 피부는 땀과 피를 배출하며 얼룩진다. 박세영은 얼굴을 부위별로 해체해 신체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