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가장 자주 반복하는 행위가 있다면 바로 만나고 헤어지는 일일 것이다. 이는 당연하게도 그것이 일상에서 제일 빈번하게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일 테며, 어떤 점에서는 삶의 전부라고 일컬을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이고도 궁극적인 활동이라서일 테다. 그래서 만남과 헤어짐은 간단한 만큼 몹시 무겁기도 하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젊은 감독 비타우타스 카트쿠스가 연출한 첫 장편영화 〈방문자〉는 이러한 원초적 제스처들로 이뤄져 있다. 인물은 또 다른 인물을 만나고,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헤어진다. 여기에는 활기찰 때조차 타성적인 이 행위가 지니는 쓸쓸함이 웅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