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타 사야카의 소설 『편의점 인간』에서 반평생 동안 편의점 직원으로 일해 온 화자 후루쿠마는 자신을 새로 태어나게 한 편의점에 대해 “언제나 계속 돌아가는, 확고하게 정상적인 세계. 나는 빛으로 가득 찬 이 상자 속 세계를 믿고 있다”라고 독백한다. 점원으로서의 규율을 광신에 가깝게 체화한 후루쿠마를 보고 편의점이 그를 완벽하게 수동적인 ‘톱니바퀴’로 만들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편에서 보자면 편의점은 도리어 후루쿠마에게 생을 불어넣어 그를 움직이는 곳이다. 물론 그가 편의점의 소리를 들으면서 부여받은 생이 정말로 생생하게 살아 있는지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