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창공을 가로지르며 날고 있다. 한 소년이 바닷가에서 온몸으로 햇빛을 받아 내며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프 아이 고〉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열두 살 소년 릴 앤트와 그의 가족 서사를 담고 있는 인상적인 드라마이다. 영화는 복역 중이었던 아버지 빅 앤트가 출소하면서 가족이 관통하는 불협화음의 시공간을 리얼리즘적 시선에 기반하여 기록한다. 릴 앤트는 아버지의 부재를 그리스 신화와 광활한 하늘로 대체하며 시간을 보냈다. 상상 속에서 소년은 자신을 페가수스로, 아버지 빅 앤트를 포세이돈으로, 그리고 어머니 로지타는 메두사로 신화화한다. 영화가 배경으로 삼는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와츠는 1960년대에는 대규모 흑인 폭동이 일어난 지역으로, 비행기의 이동 경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릴 앤트는 친구와 비행기를 바라보며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한다. 아버지가 없는 동안 그에게 허락된 것은 한 편의 신화와 끝없이 펼쳐진 아득한 하늘이었다. 소년은 신화를 믿으면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