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는 또 하나의 우주다. 인간이 범접하기 힘든 거대한 바다나 한시도 쉬지 않고 흐르는 도도한 강과 달리, 호수에는 신비가 고여 있다. 다네 콤렌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애프터워터〉는 호수에 대한 상상력과 사색의 시간들을 필름에 옮겨 새긴다. 다네 콤렌 감독은 호수를 연구하는 생태학자 G. 에벌린 허친슨의 「호소학에 대한 논문」에서 영감을 받아 호수의 기이한 매력에 대한 영화를 완성했다. 그런 의미에서 〈애프터워터〉는 다네 콤렌이 이미지와 사운드를 도구 삼아 완성한 새로운 형식의 논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