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탄핵 표결 당시 뜨거운 구호와 함께 거리를 물들였던 갖가지 응원봉의 색, 그리고 〈뮤직 뱅크〉 공개 방송을 앞두고 KBS 홀 앞에 줄을 선 채 조용히 흘러가는 검은 인영(人影)들. 〈디어 팬〉 도입부에서 교차하는 이 두 장면이 모두 여의도라는 공간에서 펼쳐졌다는 걸 문득 깨닫고 기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12·3 내란이라는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서 응원봉은 공연장이 아닌 거리에서 흔들거렸고, 처음에 어떤 이색으로 보였던 이 풍경은 2년여가 지난 지금 내란 세력에 맞선 시민의 저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공인되었다. 그렇지만 그런 반짝임이 지나가고 난 뒤의 여의도에서 응원봉은 거리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대신 다시 검은 패딩 속으로, 공연장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