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계의 나라에서〉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나라.” 수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을 찾아온다. 소위 ‘K‐컬처’라는 화사한 가면이 만들어 낸 판타지다. 그들이 한국에 도착해서 처음 마주하는 인천공항의 번듯함 역시 그 꿈에 부응한다. 하지만 일단 발을 들이게 되면, 그때부터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이곳은 인간조차 ‘스펙(specification, 사양)’으로 분류되는 기계의 나라다.
〈기계의 나라에서〉 김옥영 감독
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폐막작으로 네팔 노동자들의 삶과 시를 담은 다큐멘터리 〈기계의 나라에서〉를 선택했다. 인간을 기계처럼, 혹은 기계 부품처럼 생각하는 나라에 와 기계처럼 일하며 느낀 것들을 시의 운율에 담아 자유롭게 노래하는 이들.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 사회의 민낯을, 우리 역시 고개를 들고 마주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