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활동
영화 × 스포츠
영화 × 연극
영화 × 만화
영화 × 소설
2010년 가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아녜스 바르다 회고전이 열렸을 때 나는 아직 활동가가 아니었다. 활동가가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아니 그 무엇도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럴 수 있지. 대학을 빈 공간 삼아 떠도는 아직 어린 사람. 문제는 국가 폭력으로 인한 사회적 비극이 너무 빈번했고, 그와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이 나를 정말 실질적으로 위협했다는 것이다. 왜 이런 […]
한 달 넘게 이어진 월드컵이 이제 결승을 코앞에 두고 있다. ‘스포츠와 영화’라는 주제를 받아 들고 앉은 지금, 월드컵을 떠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같다. 스포츠 중계는 오래전부터 영화 비평가들에게 매혹적인 소재이기도 했다. 영화 평론가 세르주 다네는 『리베라시옹』 지면에 10년 치 테니스 관전기를 남겼고, 테니스 중계를 당대 브라운관에서 가장 풍부한 볼거리로 여겼다.1 그 가운데 가장 […]
내가 희곡을 쓰게 된 건 비극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극에 매료된 이유는 내가 겁쟁이기 때문일 테다. 대부분의 겁쟁이들이 그렇듯 나는 각종 불행으로부터 나를 과잉보호한다. 한반도에 전쟁이 날까 봐, 자동차가 급발진을 할까 봐, 간호사가 주삿바늘을 재활용할까 봐, 장례식장에서 귀신이 붙어 올까 봐 걱정한다. 나는 언제나 경미한 신경 쇠약 상태다. 반면 불행의 주동자가 되는 상황을 상상하며 벌벌 […]
만약 누가 〈라라랜드〉를 인생 영화로 꼽는다면 그건 정말 한심한 일이겠지. 하지만 아무리 오랜 시간 부정하려 해도 끝에 가선 인정하게 되는 어떤 숙명과도 같은 일이 있다. 내겐 그게 바로 〈라라랜드〉를 인생 영화로 꼽는 일이다···. 얼빵한 라이언 고슬링의 얼굴로 흑인 문화를 뼛골까지 전유하는 백인 영화 〈라라랜드〉는 솔직히 어디 가서 인생 영화라고 말하기는 좀 그런, 자기 비하 하자면 […]
제발트의 책 『캄포 산토』에서는 프리드리히 티베르거가 사진 확대에 쓰는 기묘한 모양의 상자를 팔 아래에 끼고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우연히 카프카를 만난 얘기가 나온다. 티베르거가 기록하기를 카프카는 놀라서 “사진도 찍으십니까?” 하고 물었고 이렇게 덧붙였다. “그것 참 섬뜩한 짓이군요.” 또 그는 잠시 숨을 돌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한다. “게다가 확대까지 하신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