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신교환〉
김현정 감독의 여성 주인공들은 대개 ‘일반’이 요구하는 기준에서 뒤처진 인물들이다. 특히 그들은 스스로의 노력이나 의지와 무관하게도 시공간의 문제에서 부득이하게 낙오된다. 단편 〈입문반〉(2019)에서 가영은 시나리오 수업을 듣기 위해 매번 서울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온다. 가영은 어엿한 성인임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모종의 (시공간적) 규율을 어기지 않기 위해 애쓰는 사람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