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를 보는 건 꽤 어려운 일이다. 감독이 겪은 삶의 비극과 그 앞에서 망연자실하게 던질 수밖에 없는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함께 마주하는 과정은 때로 고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바다의 깊은 놀라움” 같은 경이로움도 있다.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저 깊은 어둠 속에서, 이전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삶의 다양한 모습이 건져 올려진다. 1970년대부터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로스 매켈위는 그 자신의 삶과 가족의 이야기를 영화의 중심에 둬왔다. 그의 부모님과 이웃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은 그가 만든 여러 영화 속에서 생생한 삶의 질감을 직접 전하는 존재들이다. 카메라와 적극적으로 상호 작용 하며 촬영이라는 행위의 특성을 화면 안에 불러들이고, 살아 숨 쉬는 몸으로 영화와 독특한 긴장 관계를 만들어 내는 이들의 얼굴은 과거의 푸티지가 많이 쓰인 〈리메이크〉에서 우리가 영화의 길목마다 만나게 되는 모습이다. 매켈위의 작품들은 베니스를 비롯한 해외 영화제에서 호평받았고, 그의 말에 따르면 감독 역시 카메라로 그 주변의 인물들을 촬영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어쩌면 황금기였을지 모를 그 시간은 그러나 세월과 함께 흘러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