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지난해 말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로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희 또한 혼돈 속에서 영화제를 준비하느라 예년보다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이것입니다. 축제는 계속되어야 한다! 올해도 전주에서 다양한 영화들과 함께 봄맞이하시고, 지난겨울부터 계속된 피로를 벗어던지시길 바랍니다.”문석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강조점은?

문성경 프로그래머가 준비해 온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 특별전이 가장 중요한 행사로 보인다. 나 또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특히 중점을 둔 사항이 있다면?

가장 힘들었던 부문은 코리안시네마다.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에 각 100편이 넘는 영화가 몰려 일단 양적으로 많았고, 수준도 전반적으로 높아서 선정이 쉽지 않았다. 결국 이 부문 역대 최다인 장편 20편, 단편 18편을 상영하게 됐다. 작품 수가 많다 보니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했다.

관객에게 ‘강추’하고 싶은 상영작은?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처음으로 디지털 복원된 영화로,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배창호 감독 특유의 멜로드라마를 보여 준다.

〈기계의 나라에서〉: 다큐멘터리가 폐막작으로 선정된 흔치 않은 경우로 ‘코리안 드림’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발가 벗긴다.

〈바다호랑이〉: 정윤철 감독이 〈대립군〉(2017) 이후 처음 만든 극영화로, 세월호 잠수사였던 김관홍 씨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의 본질을 묻는다.

프로그래머로 활동한 이후 전주국제영화제를 지평해달라.

코로나 19가 창궐할 당시 프로그래머를 맡아 무난히 영화제를 만들어 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인 25회 행사까지 큰 사고 없이 일했다. 그동안 너무 사고 치지 않는 것에만 신경 쓴 것 같다.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는 무엇을 지향하며 나아가야 할까?

주류 영화계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국면 속에서 영화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