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안개〉 마르틴 사피아
마르틴 사피아의 장편 데뷔작 〈그리고 안개〉는 무료해 보이는 일상을 벗어나 자기만의 소박하고 고요한 여정에 오르는 세자르라는 한 남자의 진중한 이야기이다. 그의 여행길은 자연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자연 속에 머문다는 점에서 목가적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애써 외면해 온 지난 시간과 마주하며 소란스럽지 않은 애도의 시간과 마주할 것이다. 내면의 방랑과 유랑의 영화는 저만의 속도로 천천히 나아가 인물의 심중을 헤집고 끝내 초연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