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미스의 신작 〈존 스미스 되기〉는 언어유희를 즐기는 이 실험영화 작가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영화다. 언어학자의 개그처럼 들리는 스미스의 목소리는 수도사 같은 영화제 관객들에게조차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어느 정도 ‘괴짜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스미스의 영화는 부조리를 조롱거리로 만들면서 강력한 사회·정치적 맥락을 도입한다. 〈껌을 씹는 소녀〉와 〈블랙 타워〉 같은 영화에서 그는 독창적인 서사, 무질서하고 직관적인 편집을 실험하거나, 〈존 스미스 되기〉에서처럼 자전적인 스토리를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