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루이스 베르가라는 불운한 감독으로, 그의 유일한 다큐멘터리 〈로시오 Rocío〉(1980)는 저주받은 영화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와 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스 두 감독은 베르가라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가 남긴 자료와 미완의 프로젝트를 열람하고 조사한 후 베르가라라는 인물과 그의 영화에 담긴 진실과 저항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창조한다. 망각의 세월을 견뎌 내며 투쟁적인 삶을 살았던 한 감독과 지하에 머물던 역사와 시간, 민중의 죽음과 상흔이 새롭게 발굴되고 존엄을 되찾는다. 그 긴 과정을 직조한 두 사람의 미학적 방법과 태도가 궁금했고, 아주 진솔하고 굳건한 답변을 받았다.